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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계서원 향사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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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삼산 류태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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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계서원 향사를 보고나서
금번 호계서원 향사는 서원이 건립되고 난 후  처음 봉행되는 행사인데 모양새가 영 말이 아니었다.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예안향교와 예안유도회를 중심으로 한 예안유림의 반대시위 속에서 헌관들은 아예 불참하였고 유림들이 앞세운 플래카드와 피켓에는 각종 구호들이 적혀 있었는데 그 내용들을 보면, 국민들의 혈세로 지은 공공건물에 무슨 위패봉안이냐, 위패를 철거하라, 예안향교에 모셔진 존현들은 숨이 막힌다, 향사를 폐지하라 등등으로 보기에 정말 민망한 내용들이었다.

 그리고 예안유림뿐만 아니라 보인회원 등 안동지역의 뜻있는 유림인사들이 현장에서 호계서원 측의 각종 무리한 행태들에 대해 성토하는 움직임이 있었다.

그런데 더 의아한 것은 이러한 유림의 반대에 대해 호계서원측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냥 경찰을 동원하여 경비하고 물리력으로 행사를 강행하고 아무 말이 없으니 이게 될 일인가?

이런 물리적 대치는 병호시비가 극에 달했을 즈음에 도회가 파국으로 끝난 후 처음이다. 경찰의 도움으로 행사는 파행으로나마 마쳤지만 이렇게 해서는 불씨가 꺼지지 않는다.

나는 이미 호계서원은 건립에서부터 잘못이라는 주장을 해왔던 사람이다. 국고의 지원으로 서원을 건립한다는 자체가 잘못 아닌가? 네분 선생들을 위한 서원들이 엄존하고 있음에도 나랏돈을 끌어들여 서원을 짓겠다니... 나라의 돈은 주인이 없으니 누구라도 재주껏 끌어들여 서원 크게 짓고 향사 크게 잘 지내면 양반되고 선비되나?

이런 장똘뱅이 정신으로 어떻게 안동인을 자부할 수 있나? 선현들이 통곡할 노릇이다. 위패봉안도 그렇지 않은가? 그렇게 편의에 따라 결정할 수 있는 것이라면 차라리 호계서원 짓는다고 난리 칠 일이 아니라 도산서원에다 세 분을 추배하면 된다.

 호계서원을 그렇게 밀어붙이는 기세라면 도산서원 묘우라고 재건축하지 못할 것도 없을 성 싶다. 예안향교를 비롯한 예안유림이 반대하듯 문묘를 모시고 있는 향교의 뒷산에 서원을 짓고 위패를 봉안해서는 향사를 치르겠다고 하니 향교를 출입하는 유림인사들이 어떻게 보고만 있을 수 있겠는가? 그러니 처음부터 말이 많았던 것이다.

말로써 말이 자꾸 많아지니 두려우나, 어쨌든 호계서원은 유림의 이런 반대와 걱정에 대해 분명한 입장과 향후의 대책을 밝히는 것이 도리라고 본인은 생각한다.
        삼산 유태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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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장병수님의 댓글

  • 장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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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산 보인회 "호계서원 위폐 논란, 제2 병호시비 우려"
매일신문  배포 2021-04-05 15:54:14 | 수정 2021-04-05 21:37:52
호계서원 위폐 둘러싼 갈등 극복·유림 통합 계기됐으면
'호계서원 복설 축하, 덕행·학문 기리고 계승해야"

경북 안동 호계서원 위폐 복설을 둘러싸고 유림사회가 갈등(매일신문 3월 30일 9면, 4월 5일 9면)을 겪자, 도산서원 재유사(서원의 학사 및 제례 부문 관리자) 출신 모임인 '도산 보인회'가 5일 "본질이 왜곡되고 유림간 갈등 상황이 우려스럽다"며 입장문을 발표했다.
도산보인회는 옛 예안현의 수(首) 서원인 도산서원의 재유사 출신 모임이다. 도산서원은 호계서원 위패 철폐를 주장하는 예안향교와 예안 유림들이 "같은 고을에 두 곳의 서원에서 제향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지칭한 서원 두 곳 중 한 곳이다.
이들은 호계서원복설추진위원회에 보낸 입장문에서 "오랜 논란과 논의 속에 호계서원 보설이 이뤄짐을 축하한다. 많은 논란과 어려움 속에서도 꾸준한 노력으로 준공을 이뤄낸 추진위원회 노력에도 경하드린다"며 "복설 축하와 기쁨을 누리기보다 많은 논란이 제기되고, 갈등이 재현되고 있어 유림의 일원으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했다.
도산보인회는 유림간 갈등이 제2의 '병호시비'(屛虎是非)가 되지 않도록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안동 유림이 단합하고, 통합될 수 있는 계기로 만들어줄 것을 당부했다.
특히 "호계서원 복설에 따른 갈등과 혼란이 지속되고 대중들에게 전달된다면 유림사회는 국민의 지탄의 대상이 되고 말 것"이라며 "국민의 삶과 동떨어진 논란으로 사회발전에는 이바지하지 못하고 갈등과 분열로 조선 멸망의 원인을 제공한 유림이라는 비판을 다시 듣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산 보인회는 호계서원복설추진위원회에 "이번 계기로 더욱 탄탄해지는 사회통합의 본보기를 후대에 전달하도록 노력해줄 것을 청한다"고 했다.

엄재진 기자 jinee@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