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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가 잡아준 정자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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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풍산 고을 개평리에 글 읽기를 좋아하고 놀기를 좋아하는 마음씨 좋은 배환裵
桓이라는 감사 한 분이 살았다.
하루는 친구 집에서 여러 선비들과 어울려 시를 읽으며 술을 마시고 놀다가 해가
서산으로 뉘엿뉘엿 넘어갈 때에야 자리에서 일어섰다. 마침 강 건너 서쪽 단호리의
기암절벽은 지는 석양을 받아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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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둑을 거닐며 풍월을 좋아하는 배감사는 이 좋은 풍경을 배경삼아 시 한 수를 읊지 않을 수가 없었다. 마침 술도 거나하게 취한 터라 배감사는 해지는 줄도 모르고 집에 가는 것조차 잊어버리고 시간가는 줄도 몰랐다. 밤은 깊어만 가는데 마침 불어오는 시원한 강바람에 깨끗한 백사장을 베개 삼아 배감사는 깜박 잠이 들고 말았다.
어느 때인가 시원한 강바람에 산책을 나왔던 도깨비들이 잠이 든 배감사를 보았다.
도깨비들은 배감사가 죽은 줄로만 알고 불쌍하게도 배감사가 죽었다 하며 장사를 지내주기로 하였다. 도깨비들은 배감사를 메고 강물을 건너 가파른 절벽을 오르느라고 정신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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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을 오르던 도깨비들은 힘이 들어 잠시 쉬어가기로 하였다. 그중에 한 도깨비가, 여기가 좋은 뫼터가 되겠는걸. 우리 여기서 장사 지내는 게 어때?
하고 말하는 것이었다.
그제야 잠에서 깬 배감사는 도깨비들의 이야기를 듣고 너무너무 무서워 어쩔 줄을 몰랐다. 그런데 다른 한 도깨비가,
아니야, 여기는 좋은 정자터지, 뫼터가 아니야.
하는 것이었다.
그 때까지 죽은 체 듣고만 있던 배감사는 죽을힘을 다해 네 이놈들, 뭐하는 짓들이야? 내가 죽긴 왜 죽어.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며 벌떡 일어나자, 놀란 도깨비들은 정신없이 절벽으로 달아나기 시작했다. 그러는 소동에 절벽 위에서 집채 같은 커다란 바위가 굴러 떨어져 정자를 짓기에 알맞은 터를 닦아 놓았다.

[1]STP63922.JPG

도깨비들에게 좋은 정자터를 얻은 배감사는 여기에 정자를 짓고 풍월을 읊으며 일생을 보냈다고 한다.
지금도 안동시 남후면 단호리, 굽이치는 낙동강가 깎아지른 듯한 단애 아래 낙암정이 자리하고 있다. 바위가 떨어진 자리에 지은 정자라 하여 낙암정落巖亭이라 부른다 고 한다.
                                                                        출처 : 안동의 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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